1. 꽃눈분화와 발달
가. 꽃눈 분화기(分化期)
꽃송이[花穗, 花房]는 많은 작은 꽃들이 착생된 것으로서 꽃송이의 시원체(始原體)는 꽃피기 전해에 형성된다. 꽃눈 분화는 품종과 재배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 사이에 시작되어 다음해 4월까지 계속된다. 유럽종에 비해 미국종이나 잡종은 빠른 편으로 캠벨얼리의 꽃눈 분화는 대구와 나주에서는 5월 24일, 대전과 수원에서는 5월 31일에 시작된다.
나. 꽃송이의 발달
분화 후의 꽃송이 발달을 보면 제 1꽃송이가 제일 빠르고, 제 2꽃송이는 그보다 10∼20일, 제 3꽃송이는 제 2꽃송이 보다 15∼20일, 제 4꽃송이는 제 3꽃송이 보다 20∼40일 늦어서 제 1꽃송이로부터 제 4꽃송이까지 분화기간은 2∼3개월이 소요된다.
봄이 되어 기온이 상승하면 꽃눈은 다시 발육을 시작하여 잎이 나온 후 1주부터 꽃받침과 꽃뚜껑이 만들어지고 이어서 수술과 암술이 형성되며 개화 직전에 꽃가루와 밑씨(배주)가 완성되어 정받이 준비가 끝난다.
다. 꽃눈분화와 나무의 영양
포도의 꽃눈은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의 비교적 빠른 시기에 분화되어 그 후 약간 발달하지만, 겨울 휴면 중에는 거의 정지하고, 이듬해 봄에 급속히 화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다른 낙엽과수와는 발달 양상이 대단히 다르다. 새가지에는 아직 당년의 꽃송이가 개화하기 이전부터 잎 겨드랑이눈에 다음해의 꽃송이가 분화되고 있어, 당년의 개화 및 결실과 동시에 다음해 꽃눈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2중의 부담이 6월부터 8∼10월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새가지에 꽃눈분화가 되기 위해서는 수체 내에 탄수화물과 기타 다른 영양이 축적되어야 한다. 특히 탄수화물과 질소의 비율[C/N율]도 중요한 관련이 있다. 새가지의 탄수화물 변화를 보면, 5월 하순∼6월 상순의 꽃눈분화기는 양분전환기 직후에 해당한다. 더구나 전술한 바와 같이 개화 및 과실발육기에 중복되어 있는 이상, 특히 질소비료의 과용, 광선의 부족, 과도한 토양습도 및 강전정에 의한 도장 등 탄수화물의 축적을 방해하는 환경요인 및 재배관리는 꽃눈분화 및 그 후의 발달을 늦추는 조건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포도의 겨드랑이눈은 혼합화아(混合花芽)로서 꽃눈의 발육과 동시에 새가지의 형성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영양조건이 적정하여도 분화 후의 발육이 완만하고 다음해 봄이 되어서부터 급속하게 화기를 완성하여, 꽃눈분화부터 개화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은 수체 내의 영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생육기는 물론 과실수확 후 수체 내의 영양을 높여주는 것은 꽃눈발달, 다음해의 꽃떨이 및 과실의 생육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수확 후의 관리 중에서도 잎의 보호는 재배관리상 매우 주의해야 할 점이다.
2. 개화와 결실
가. 개화
포도의 꽃송이는 무한화서(無限花序)로서 꽃송이의 주축인 수경에서 수축이 발생되고 수축에서 지경이 순차적으로 발생되는데 이들을 제 1, 제 2, 제 3, 제 4 지경이라 부른다. 결과모지 한 개의 눈에서 발생된 결과지에 여러개의 꽃송이가 착생되는데 결과지 기부로부터 제 1∼제 4화수[화방]가 분화된다. 꽃눈의 분화기간도 장기간이기 때문에 개화기도 비교적 길어 7∼10일이다.
꽃봉오리가 충분히 발육하면 완전화는 꽃부리[花冠]가 기부로부터 이탈되어 바깥으로 반전되고, 수술과 암술이 노출된다. 꽃부리의 반전은 꽃실의 급속한 신장 때문이다. 개화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어 오전 10시경이 최고에 달하고 오후 3∼4시에 끝난다. 적당한 온도가 계속되면 오전 중에도 개화는 종료된다. 개화와 수정에 적당한 온도는 품종에 따라 달라서 캠벨얼리와 델라웨어는 17℃ 이상이고,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는 25℃의 고온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포도재배품종은 양성화로서 자가 수정을 하지만 재배품종 중에서도 몇 품종은 수술과 암술이 없거나 한쪽이 없는 불완전한 것이 있다.
나. 꽃가루받이[수분]와 정받이[수정]
1) 꽃가루받이[수분]
화분립은 매우 적어서 유럽종 포도는 직경이 0.025㎜ 이하의 것도 있다. 약에서 떨어졌을 때에는 장원형이지만 수분을 흡수하게 되면 원형이 된다. 성숙화분은 이중의 피막으로 싸여 있는데 바깥 막은 두껍고 안쪽 막은 얇으며 내부에는 원형질이 있다. 개화할 때에 꽃부리가 이탈함과 동시에 수술은 암술에서 멀어지면서 약은 급속히 열 개하고 다량의 화분이 비산하여 화기 전체를 덮게 된다.
약의 열개는 개화와 마찬가지로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15.5℃ 이하의 경우에는 열개되는 비율이 매우 낮고 이보다 높은 온도일수록 촉진된다. 특히 공기가 건조할 때는 온도의 영향은 크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어 공중 습도가 높고 기온이 낮을 때에는 개약은 지연된다.
포도 꽃의 수분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지 또는 풍매화인지 충매화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포도의 화기는 외관적으로 보면 꿀의 분비량이 적기 때문에 곤충의 비래가 적다. 따라서 유럽종 포도의 수분에는 곤충은 그다지 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자웅이주(雌雄異株)인 미국종 재래종인 rotundifolia종의 수분에는 곤충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화분이 주두상에 부착되면 주두에서 분비되는 점액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팽창하고 화분관이 신장하여 화주 속으로 들어간다. 이 화분의 발아와 화분관의 신장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온도로서 유럽종 포도의 경우 15.5℃ 이하에서는 화분이 발아한 화분관이 주두에서 배주까지 도달하기까지는 5∼7일이 소요된다.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화분의 발아와 화분관의 신장도 촉진되어 27∼32℃까지는 활발하게 되어 수시간 내에 화분관이 배주에 도달된다. 빗물은 주두상의 분비물을 희석하거나 씻어내게 되어 화분의 발아를 불량하게 한다.
2) 정받이(수정)
가) 종자형성
보통 종자가 있는 품종 특히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의 결실에는 수분과 수정 및 종자의 발육 등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화분관이 주두를 통하여 씨방에 도달하면 두 개의 웅성세포가 배낭 내로 들어간다. 그중 한 개는 난세포와 결합하여 접합자(zygote)를 만든다. 접합자는 발육하여 종자의 배로 된다. 다른 하나는 배낭내의 극핵 두 개와 결합하여 배가 들어있는 종자의 배유가 되어 영양물질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나) 품종과 종자수
포도의 과립은 보통 두 개의 심피로 되어 있어 4개의 배주를 가지고 있어 4개의 종자를 가지지만 MBA품종은 3개 이상의 심피로 되어 있는 것이 58.8%로서 배주수도 6개의 경우가 많다. 이들 배주가 완전하여 수정될 경우 종자수가 많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종자가 4개 이상인 경우는 적다. 델라웨어는 종자가 한 개의 과립이 70% 이상이고 종자 두 개의 과립이 20%이지만, 캠벨얼리와 MBA는 종자가 3개의 과립수가 많고 2개와 4개의 종자를 가진 과립도 많은 편이다. 품종에 따라 종자수가 다른 점은 완전 화분의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델라웨어는 4개의 배주 중에 개화시에 배주가 불완전하거나 미발달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종자수가 많은 것일수록 과립이 크다.
다) 종자수와 과립의 크기
과립의 크기와 종자수 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종자수가 많을수록 과립의 발달은 양호하다. 예를 들면,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에 있어서 완전히 종자가 없는 과립의 중량을 100으로 할 때 종자 한 개가 들어있는 과립은 173, 2개는 211, 3개는 245 그리고 4개는 256으로 종자가 많이 들어있을수록 포도알이 크다.
<표 1>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의 완전 종자수와 과립의 크기와의 관계
종자수 항목 |
0 |
1 |
2 |
3 |
4 |
과립수 전과립에 대한 비율(%) 평균과립중(g) 중량지수 |
122 50.8 3.40 100 |
44 18.3 6.06 173 |
35 14.6 7.18 211 |
28 11.7 8.33 245 |
11 4.6 8.71 256 |
3) 단위결과
대부분의 재배 품종은 정받이가 되면 종자가 자라면서 포도알이 크기 시작하지만 씨가 없는 품종은 정받이를 하지 않고도 과실이 자란다. 이와 같은 것을 단위결과라 하는데 단위결가는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제 1유형은 자극형 단위결과로서 블랙 코린스와 같이 암술이 불완전하여 정받이가 되지 않으나 꽃가루받이의 자극에 의하여 결실되는 것이다. 제 2유형은 톰슨 씨드리스와 같이 정받이가 되어 주심 세포가 어느 정도 비대되나 배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밑씨가 도중에 발육이 정지되어 종자의 흔적만 남는 정받이형 단위결과이다. 제 3유형은 쭉정이형의 단위결과로서 정받이가 되어 종자가 정상적인 종자와 비슷하게 자라고 종피도 형성되지만 배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고 배젖[胚乳]이 위축되어 종자 내부가 비어 있는 것으로 종자의 발달이 좀 더 진행되다가 정지된 것이다.
4) 단위결과와 생장조절물질
암술머리에 수분되어 화분관이 신장되면 수정하기 전에 씨방이 어느 정도 비대하기 시작한다. 씨없는 포도의 경우에도 수분이 자극을 주어 결실이 되는데, 화분 중에는 씨방의 비대성장을 촉진하는 특수물질 즉 화분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화분호르몬은 생장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세포분열 및 세포막의 신장을 함께 자극하는 것으로서 화분관의 신장에 의해 씨방의 비대발달이 촉진되지만, 화분이 다량의 호르몬을 씨방 내로 가지고 들어가 씨방에 있는 종자의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호르몬의 생성이 촉진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무핵품종(無核品種, 씨없는 품종)은 유핵(有核)품종에 비하여 꽃봉오리 때의 씨방 내에 함유되어 있는 생장호르몬이 많은데, <표 2>와 같이 무핵품종은 유핵품종보다 씨방내에 약 4∼9배의 생장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핵품종은 수정이 완료되어 배가 발육함에 따라 호르몬이 생성되어 과실의 생장이 촉진된다. 따라서 종자호르몬과 과실의 생장과의 관계는 밀접하여 종자수가 많은 것일수록 과립도 크다.
<표 2> 씨방 내 생장호르몬의 양
구분 |
품종 |
생장호르몬량 |
무핵품종 |
톰슨씨들레스 블랙 모누카 |
2.74 1.30 |
유핵품종 |
마스캇 |
0.34 |
(생장호르몬량은 1AA 당량임) |
3. 결실조절
신초관리 즉 눈따기와 순지르기는 나무 전체, 신초와 신초 또는 신초와 과실간의 양분경합을 방지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라면, 송이솎기[摘房]나 알솎기[摘粒]는 포도송이와 포도송이 또는 포도알과 포도알 사이의 양분경합을 방지하기 위하여 행한다. 수세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결실은 저장양분뿐 아니라 새로이 합성된 광합성산물에 대해서도 신초와 과실 그리고 과실간에 경합이 생겨 과실의 크기나 품질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나무의 수세까지 저하된다. 대부분의 미국종 포도는 많은 송이가 결실되고 송이의 크기도 크다. 또한 결실이 많아도 다른 과수와는 달리 생리적낙과도 거의 없어 결실된 그대로 두면 과다결실이 된다. 따라서 품종의 특성, 나무의 세력 및 입지조건 등에 따라 송이솎기와 알솎기를 하여 과실품질을 향상시킴은 물론 나무의 세력을 적당하게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가. 송이솎기 및 다듬기
1) 송이솎기
가) 과실발육에 필요한 잎수
개화 직후 1개월까지의 결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잎수나 잎면적이 적은 것이 좋다. 이것은 잎 자체도 생장을 위해서는 저장양분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실 후에 포도알이 비대됨에 따라 필요한 잎수는 점차 증가하게 된다.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에 대하여 낙화 후에 신초 기부를 환상박피하고, 포도송이 1개당 잎수를 달리하여 순지르기를 하여 과실의 비대와 당함량 및 산함량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생장 초기에는 각 처리간 차이가 없지만 과실이 비대됨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과실크기는 20잎구(60개의 포도알)가 가장 우수했고, 적심을 하지 않은 구(30-40잎구)는 오히려 적어져 10잎구와 비슷하였으며, 5잎구는 가장 작았다. 그러나 환원당함량은 적심하지 않은 구가 성숙 직전에 급속히 증가하여 가장 높았고, 다음이 20잎구, 10잎구 그리고 5잎구의 순으로 잎수가 적을수록 감소하였다. 따라서 재배를 할 때에는 잎수가 10매 정도가 되도록 순지르기를 하지만 그후 발생되는 덧가지[副梢]의 잎수를 계산하면 필요한 잎수나 잎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
나) 송이솎기의 시기와 정도
<표 3> 캠벨얼리의 겹송이 제거 시기와 과실송이 모양(小野,1957)
제거 시기 |
결실율 (%) |
송이길이 (cm) |
송이무게 (g) |
포도알 착립밀도별 비율(%) | |||
아주 밀착 |
밀착 |
보통 |
성김 | ||||
6월10일 제거 6월15일 제거 6월20일 제거 제거하지 않음 |
53.0 50.9 49.1 45.0 |
16.1 17.4 17.3 16.0 |
331.1 413.6 374.6 414.4 |
50.0 16.7 25.0 16.7 |
33.3 58.3 50.0 16.7 |
16.7 25.0 16.7 50.0 |
0 0 8.3 16.7 |
나무의 양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송이솎기나 알솎기, 어깨송이[肩房]와 겹송이[複穗]의 제거, 꽃송이 선단의 제거 등은 빨리 할수록 좋다. 캠벨얼리의 겹송이 제거 시기가 결실율과 포도알의 밀착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순지르기가 빠를수록 결실율이 높고 포도알이 밀착되었다.
유목인 델라웨어는 과립이 너무 밀착되어 열과될 우려가 있는 과수원에서는 개화 후에 송이솎기[적방]를 해야 한다. 그러나 송이솎기는 일시에 완료하는 것보다 1차에 80% 정도하고 6월 하순경까지 새가지의 세력을 보아가며 적당히 솎아준다. 과실의 생장이 많이 진전된 후에도 과립의 비대나 착색이 불량하면 솎아주어야 한다.<그림 1>은 품종별 송이솎는 정도를 나타낸 그림이다.
송이 솎는 정도는 나무의 능력에 따라 실시한다. 전년도의 수확량, 수령과 수세, 지력과 시비량 등을 고려하여 목표 수량을 정하고 이에 맞추어 조절한다. 목표 수량에 대한 송이의 수는 <표 4>와 같다.
<그림 1> 주요 품종의 송이솎이 요령
<표 4> 10a 당 목표수량에 대한 표준 송이수
품종 |
10a당 목표 수량(kg) |
평균 송이 무게(g) |
1가지 당 송이수(개) |
표준 송이수 | |
3.3m2 당 |
10a 당 | ||||
캠벨얼리 |
2,000 2,200 |
350 |
1.2 |
19 21 |
5,700 6,300 |
거봉 피오네 |
1,200 1,400 1,500 |
350 |
0.8 |
12 13 14 |
3,600 3,900 4,200 |
네오머스캣 머스캣베일리에이 |
2,000 2,200 2,400 |
400 |
1.1 |
17 18 20 |
5,100 5,400 6,000 |
델라웨어 |
1,400 1,600 1,800 |
110 |
2.3 |
42 48 54 |
12,600 14,400 16,200 |
2) 꽃송이의 손질
가) 어깨송이와 송이 선단의 절단
꽃송이 형태는 품종에 따라 달라서 델라웨어는 매우 큰 어깨송이[副穗, 肩穗]가 형성되어 완전한 겹송이의 형태를 보이고 캠벨얼리는 큰 어깨송이가 생긴다. 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꽃송이가 큰 네오머스캣이나 머스캣베일리에이는 꽃떨이 현상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개화 전에 어깨송이를 제거하고 송이 끝을 잘라준다. 품종별 송이를 다듬는 요령은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주요 품종의 송이 다듬기 요령
나) 알솎기
일반적으로 미국종의 과립은 지나치게 밀착되어 과립의 비대 억제로 인한 열과가 되기도 하고 병충해 방제가 곤란하기도 하며 착색이 균일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알솎기를 해주어야 한다. 알솎기도 개학 후에 빨리 할수록 과실비대에 효과적이지만 포도에서는 종자의 많고 적음에 따라 과실비대에 차이가 나기 쉬워 개화 후 1∼2주간에 꽃송이를 가볍게 비벼서 떨어뜨릴 과립수의 50% 정도를 떨군다. 그 후에는 6∼7월에 과립의 투명도와 비대정도로 종자의 유무를 판단하고 과립을 솎아준다.
<그림 3> 거봉과 델라웨어 품종의 알솎기 요령(高橋)
4. 과실의 생장과 성숙
가. 과실의 구조
포도의 꽃은 씨방상위화[子房上位花]이기 때문에 과립은 씨방벽이 비대하여 가식부(可食部)로 되는 진과(眞果)이다. 과립의 외과피는 얇은 피막으로 되어 있어 각피(角皮, 큐티클라)로 덮인 표피와 방향체, 색소 및 탄닌을 함유한 아표피후막세포층(亞表皮厚膜細胞層)으로 되어 있다. 중과피는 아주 잘 발달하여 유연다즙한 과육으로 되고, 내과피는 종자에 인접한 내표피층을 포함하는 1∼2층으로 되어 있다. 과립의 중앙부위인 과심에는 중심유관속이 발달되어 있고, 그 주위에 보통 2개의 심실이 있고 각 심실에는 2개의 배주가 있어 4개의 종자가 형성된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3∼4개의 심실이 있는 경우도 있다.
나. 포도알[과립]의 비대주기
과립의 비대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개화 후의 단기간에 세포의 분열이 일어나고 그 후에 세포의 비대에 의하여 비대된다. 유관속 내측의 내벽 유조직세포는 개화 전부터 분열이 일어나 개화 후 9∼11일에 거의 정지한다. 유관속환 외측의 외과피 조직세포는 분열기간이 약간 길어서 내벽 유조직세포보다 2일 늦게까지 분열을 계속한다.
포도 과립의 전생장기간을 3기로 나눌 수 있는데, 낙화 후 20∼30일 간의 왕성한 생장기를 제 1기라하고, 그 후 약간 생장이 정지되는 시기를 제 2기 또는 경핵기라 한다. 이 시기는 종자의 경화 성숙기에 해당하고, 그 이전은 과립에 많은 엽록체가 있어 잎과 같이 광합성을 하지만 경핵기(硬核期)가 되면 엽록체는 아표피후막세포층에 집적된다. 조생종과 중만생종의 제 1기의 기간은 차이가 없지만 제 2기는 만생종일수록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경핵기가 끝나면 제 3기로서 착색이 되고 성숙기로 들어가지만 포도과립은 유연하게 되고 탄력이 생기며 엽록소는 점차 소실되어 유색 품종에서는 착색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도 과립의 생장은 계속되고 착색이 진행되어 과실에는 당분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산은 감소하여 최종 성숙기로 들어간다.
과립의 생장주기는 환경조건 및 재배관리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다. 과실의 발육과 성분의 변화
과실의 외형적인 비대생장에 수반하여 과실 내에는 현저한 변화가 있어 품종 고유의 풍미를 나타내게 된다. 과실의 성분변화도 과실의 비대주기와 마찬가지로 환경조건이나 재배조건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동일품종이라도 과실의 화학성분은 차이가 생겨 품질의 우열이 나타난다.
1) 수분
포도과실은 장과류로서 종자 이외의 가식부는 매우 다즙하여 수분이 80∼90%이다. 포도과실의 수분함유율은 당함량의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당함량이 증가되면 수분함량은 감소된다. 낙화 후 70일까지 수분함량은 90%이지만 점차 감소하여 성숙기에는 80∼85%로 된다.
2) 당(糖)
포도과실의 당은 주로 잎에서 합성된 탄수화물이 전이되어 축적된 것이지만 과실발육 초기의 과피에서도 다소 광합성을 하여 축적된 것이다. 과립의 당은 대부분 환원당인 포도당과 과당이며, 자당 등의 비환원당은 매우 적다. 과실발육 초기에는 포도당이 많으나 점차 성숙됨에 따라 과당의 비율이 증가하여 성숙기가 되면 그들의 비율은 1정도가 된다. 과립내의 당은 경핵기 이전에는 매우 느리게 축적되나 경핵기 이후 즉 제 3기에 들어가면 급격하게 증가되어 성숙된다.
3) 유기산(有機酸)
포도과실의 주된 유기산은 주석산과 사과산으로 이들이 전 유기산 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밖에 탄닌산, 인산 및 구연산을 함유하고 있다. 이들 산은 유리태(遊離態)의 것과 화학적 에스테르 등 여러 형태로 되어 있지만, 특히 유리산은 당과 함께 과실의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과실이 성숙함에 따라 감미[단맛]가 증가하는 것은 당함량의 증가와 더불어 유리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유리주석산은 주석산 칼륨염으로 되어 불용성(不溶性)이 되는데 불용성이 되면 신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녹색 과실일 때는 주석산염의 50∼60%가 유리산이지만 성숙기에 들어가면 10∼20%로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과립 크기가 성숙과립의 1/2 정도로 발육할 때까지는 산함량은 점차 증가하지만 성숙과정에 들어가면 주석산과 사과산은 감소하기 시작한다.
라. 포도알의 착색
과실의 생장에 따른 변화를 외관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과형과 과피색이다. 과실이 성숙한 경우 과실 판매가격을 좌우하는 주된 요인으로서는 출하시기, 외관의 모양 및 맛 등이다. 이들에 공통적으로 관계가 깊은 것이 착색의 조만(早晩)과 양부(良否)이다.
1) 착색의 시기와 변화
포도과실은 경핵기가 끝나고 변색기(變色期, véraison)에 들어가면 착색이 시작된다. 그 이선에는 녹색이었던 과실이 엽록소가 분해 소실되고 화청소(花靑素, anthocyanin)와 탄닌 등의 여러 가지 색소의 발현에 의하여 품종 특유의 색이 나타난다.
착색기간은 변색기로부터 완숙할 때까지를 말하는데, 캠벨얼리는 7월 중순 경부터 시작하여 8월 중하순 경에 완숙되어 그 기간은 1개월 반 이상으로 착색기간은 길다. 그러나 델라웨어는 7월 하순경부터 8월 중하순까지로 캠벨얼리보다 약간 짧다.
포도의 과피색을 크게 구분한다면 백색(白, 綠白, 黃白, 黃), 흑색(黑, 紫黑, 紫, 灰黑) 그리고 적색(赤, 紫赤, 灰赤, 赤褐, 橙赤)의 3종으로 분류된다. 착색도는 품종, 성숙정도, 기후조건 및 위도 등에 따라 다르다. 어떤 품종은 성숙기에 달해도 녹색이 그대로 있는데, 특히 서늘한 환경인 경우에 그 경향이 강하다. 또 다른 품종에서는 과피의 외층부에 있는 카로틴(carotene)과 크산토필(xanthophyll)에 의해 황색 또는 등황색을 띤다. 백색종과 적색종에 함유되어 있는 황색색소는 켈세틴(quercetin)과 켈시트린(quercitrin)이 산화하여 갈색의 복합체가 되고, 이들 색소가 어느 품종에서는 호박색의 과립으로 된다. 유색종의 적, 청, 자 및 흑색의 원인은 화청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재배관리와 성숙의 지연
착색과 성숙은 보통 같이 진행되는 것으로서, 충분하게 착색되고 과육이 유연하게 되어 당분의 증가와 산함량의 감소 그리고 특유의 향기와 과분(果粉)이 생기면 성숙에 달하였다고 한다. 착색과 성숙의 정도는 재배관리와 관련이 있어, 성숙의 지연은 다음의 조건에 의하여 일어난다.(1) 밀식에 의한 강전정, (2) 질소의 과다 시용 또는 늦 시용, (3) 착색 직전 신초선단 절단 또는 부초의 제거, (4) 조기낙엽, (5) 과다 결실, (6) 그늘, (7) 늦 신장에 의한 발아 지연, (8) 교화성 대목에 접목하여 밀식한 경우, (9) 토양 습도의 많은 변화, (10)토양의 건조 또는 과습이 오래 지속된 경우 등이다.
이상과 같이, 성숙의 지연은 탄수화물의 합성 및 축적과 관련되는 재배관리의 불합리에 기인되는 것이다. 성숙의 지연은 동일 나무에서도 불균일하여 정지전정의 불합리 또는 부분적인 결실과다 등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착색 성숙의 지연은 당년의 과실 품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수세를 약화시키며 다음 해의 발아 또는 결실까지 나쁜 영향이 미치게 되므로 실제 재배에 있어 유의하여야 할 사항이다.
3) 성숙의 촉진
특히 조생품종인 캠벨얼리 등은 성숙촉진에 의한 조기출하는 과수원 경영상 매우 관심이 많은 일이다. 각종 식물생장조절제에 의한 숙기촉진에 관해서는 다음의 생장조절제편에서 자세히 기술한다.
한편, 줄기나 가지를 환상박피하므로 숙기를 촉진시키기도 하는데, 이것은 잎에서 합성된 탄수화물이 뿌리로 이동되는 것을 억제하므로 환상박피한 상부에 탄수화물을 축적시켜 과실의 비대와 성숙이 촉진된다. 적절한 환상박피는 10∼15일 정도 숙기가 촉진된다. 그러나 환상박피의 시기와 정도에 따라 다음 해의 나무 생육에 악영향을 미치게 됨으로 유의하여 행하여야 한다.
5. 봉지씌우기
봉지씌우기는 빗물에 의하여 전염되는 병해 경감, 농약의 오염 회피, 열과방지, 조류피해 방지, 일소방지 및 품질향상 등의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너력이나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노지재배에서는 안정적으로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농가가 봉지를 씌워 재배한다. 또한 봉지를 씌웠을 경우 숙기가 지연되어 출하기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표 5).
봉지씌우는 시기는 과면에 농약이 남아 있으면 그것이 설사 독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품성이 현저히 저하되므로 살포한 농약이 과실 표면에 남게 되는 시기 이전에 씌워주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포도알의 크기가 팥알에서 콩알 크기 사이가 한계이다.
<표 5> 캠벨얼리의 봉지씌우기와 차광이 과실품질 및 숙기에 미치는 영향
(최 등, 1993) | ||||||
구분 |
숙기 (월, 일) |
숙기지연 (일) |
과방중 (g) |
과립중 (g) |
당도 (°Br) |
산함량 (%) |
무처리 봉지씌우기 |
8.28 9.3 |
- 6 |
385 335 |
4.5 4.4 |
13.3 14.2 |
0.68 0.40 |
봉지씌우기의 중요한 목적은 병해충의 방제이다. 그러나 잘못하면 해충의 피해가 많게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근래 일본에서는 볼록총채벌레(스립스)는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송이속에서 가해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그대로 봉지를 씌우게 되면 농약을 살포하여도 살아서 계속 피해를 주게 된다. 수확한 후에 보면 과경이 검게 된 것은 이 벌레의 피해이므로 특히 거봉은 피해를 받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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